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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지식인은 말을 아끼는 것이 좋을까?

목회자도 말을 많이 하면서 사는 사람들에 포함된다. 나도 은퇴 전에는 많은 설교를 하고 신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쳤기에 무척 말을 많이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말과 관련해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지자불언(知者不言,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다) 언자부지(言者不知,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라는 구절이 생각난다. 이 구절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나는 깊은 지식이 없는 사람인 셈이다. 말을 많이 하고 살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잘 안다고 했던 말이 사실과 다른 경우도 제법 많았다. 노자가 말한 대로 한다면 나는 ‘언자부지’ 인 셈이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살고 있으니 깊은 지식을 지닌 사람으로 바뀐 셈인가?   요즘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하는 말 가운데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있지만 그로 인해 세상이 시끄러워지는 경우도 많다. 이는 그들의 말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통타당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앙하는 이른바 4대 성인들의 말도 새겨들어야 한다. 그들은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천동설을 믿고 있던 사람들이므로 그때의 세계관에 따라서 말을 했기 때문이다.       예수가 한 말을 한번 들어보자. 예수는 부활한 다음에 하늘에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는 구름을 타고 이 땅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구름은 물방울의 뭉치다. 어떻게 이런 구름을 타고 하늘을 오르내릴 수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1세기에 살던 사람들은 이 우주가 삼층 구조로 이뤄졌다고 믿고 있었다. 따라서 구름은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다리쯤으로 여겼었다. 그래서 예수는 그때의 세계관에 따라서 그렇게 말을 한 것일 게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무슨 말을 할 때 그 사람의 성품이나 말한 배경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사람이 한 말의 진위를 헤아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도 절대적인 말을 할 수가 없다. 학문적 이론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내용이 뒤바뀌게 되는 수도 있고 21세기에는 진리라고 믿었던 말이 22세기에 이르러서는 허위로 바뀌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끝으로 영국의 역사가이자 사상가인 토머스 칼라일은  ‘침묵에서 깊은 생각이 떠오르고 덕스러움도 우러나온다’ 고 말했다. 칼라일은 내게도 이제 시끄러우니 입을 다물고 말을 그만하라고 하는 것 같아 이만 글을 마쳐야겠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열린광장 지식인 토머스 칼라일 학문적 이론 삼층 구조

2023-05-19

[문화 산책] 자기 정체성에 대한 믿음

“아직도 사람을 믿나?”   세계적 화제를 모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인상적 대사다. 이 드라마의 핵심 주제이자,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믿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세상이 전혀 그렇지 못 하니 이 질문이 더욱 아프게 가슴을 찌른다.   드라마는 믿는다, 믿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한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그러므로 희망을 버리면 안 된다고 말한다.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당연히 믿는다, 무조건 믿고 본다고 대답할 자신은 없다. 관계를 맺으려면 일단 믿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사람에게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처럼 믿음이 없으면 인간관계도 사회도 국가도 제대로 설 수 없다. 지금 세상이 단단하게 서지 못하고 자꾸 휘청거리는 것도 믿음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의 거의 모든 전쟁이 서로 믿지 못하기 탓에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묻게 된다. 아직도 사람을 믿나?   믿음이라는 뜻의 한자 ‘신(信)’을 풀어보면 ‘사람(人)’의 ‘말(言)’이 된다. 사람의 말이 곧 믿음이라는 뜻이다. 믿을 수 있는 말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상은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믿을 수 없는 말, 새빨간 거짓말이 난무하고 아무 말이나 내뱉고는 아니면 말고라고 버티거나 언론의 자유를 들이댄다. 개인통신이 발달한 요즈음은 더 극성스럽다. 가짜뉴스니 ‘지라시’니 뭐니 도무지 통제 불능이라고 한다.   믿음의 결정체가 종교요 신앙공동체인데 종교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믿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스스로를 믿지 않고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고,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면 세상 그 누구도 믿어줄 사람이 없다. 그런 가르침 몇 가지를 옮겨본다.   ▶사람은 스스로 믿는 대로 된다. -안톤 체호프 ▶자기 신뢰는 성공의 첫 번째 비결이다. -랠프 월도 에머슨 ▶스스로를 신뢰하는 순간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깨닫게 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가장 소름끼치는 불신은 바로 자기 안에 있는 불신이다. -토머스 칼라일     자기 신뢰와 자신감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나를 믿지 않으면 남도 믿을 수 없게 된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믿음 없이는 이 복잡한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가 없다. 우리 2세들도 마찬가지다.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예술가들은 스스로를 믿는 자신감 없이는 자기 내면의 정신세계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없다.   아직도 사람을 믿나? 도산께서는 훨씬 앞선 생각을 가지셨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믿음으로 단단하게 뭉쳐진 사회를 꿈꾸며 이렇게 이르셨다. “동지를 믿어서 속으라.”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 산책 정체성 믿음 자기 정체성 자기 신뢰 토머스 칼라일

2022-01-03

[문화 산책] 자기 정체성에 대한 믿음

 “아직도 사람을 믿나?”   세계적 화제를 모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인상적 대사다. 이 드라마의 핵심 주제이자,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믿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세상이 전혀 그렇지 못 하니 이 질문이 더욱 아프게 가슴을 찌른다.   드라마는 믿는다, 믿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한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그러므로 희망을 버리면 안 된다고 말한다.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당연히 믿는다, 무조건 믿고 본다고 대답할 자신은 없다. 관계를 맺으려면 일단 믿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하지만 서로 믿지 않으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는 믿는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사람에게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처럼 믿음이 없으면 인간관계도 사회도 국가도 제대로 설 수 없다. 지금 세상이 단단하게 서지 못하고 자꾸 휘청거리는 것도 믿음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의 거의 모든 전쟁이 서로 믿지 못하기 탓에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묻게 된다. 아직도 사람을 믿나?   믿음이라는 뜻의 한자 '신(信)'을 풀어보면 '사람(人)'의 '말(言)'이 된다. 사람의 말이 곧 믿음이라는 뜻이다. 믿을 수 있는 말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상은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믿을 수 없는 말, 새빨간 거짓말이 난무하고 아무 말이나 내뱉고는 아니면 말고라고 버티거나 언론의 자유를 들이댄다. 개인통신이 발달한 요즈음은 더 극성스럽다. 가짜뉴스니 ‘지라시’니 뭐니 도무지 통제 불능이라고 한다.   믿음의 결정체가 종교요 신앙공동체인데 종교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믿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스스로를 믿지 않고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고,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면 세상 그 누구도 믿어줄 사람이 없다. 그런 가르침 몇 가지를 옮겨본다.   ▶사람은 스스로 믿는 대로 된다. -안톤 체호프 ▶자기 신뢰는 성공의 첫 번째 비결이다. -랠프 월도 에머슨 ▶스스로를 신뢰하는 순간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깨닫게 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가장 소름끼치는 불신은 바로 자기 안에 있는 불신이다. -토머스 칼라일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라. 겸손하지만 합리적인 자신감 없이는 성공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다. -노먼 빈센트 필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 자는 누구의 신뢰도 받지 못한다. -제롬 블래트너.   자기 신뢰와 자신감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나를 믿지 않으면 남도 믿을 수 없게 된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믿음 없이는 이 복잡한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가 없다. 우리 2세들도 마찬가지다.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예술가들은 스스로를 믿는 자신감 없이는 자기 내면의 정신세계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없다.   아직도 사람을 믿나? 도산께서는 훨씬 앞선 생각을 가지셨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믿음으로 단단하게 뭉쳐진 사회를 꿈꾸며 이렇게 이르셨다. “동지를 믿어서 속으라.”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 산책 정체성 믿음 자기 정체성 자기 신뢰 토머스 칼라일

202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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